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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발전은 보험계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기술의 발달은 전 산업부문에서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보험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상품개발, 영업, 보상 등 모든 단계에서 업무 절차의 변화 및 보험모집 종사자의 인식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보험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고민하여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모집을 하는 친지나 지인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보험계약자 자신이 어떤 내용의 상품을 구매하였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사고를 당한 경우나 특히, 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사고시 보험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는 부실판매 문제는 보험에 대한 신뢰도를 여타 금융상품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했고 보험사와 감독 당국은 완전판매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곤 했었다.

그 결과 최근에는 보험계약 체결 시 계약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인터넷을 통한 보험계약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즉 인터넷으로 보험가입을 하는 경우에는 가입자가 자신이 원하는 요소를 선택하고 그에 따른 요율을 비교한 후 객관적 결정을 내리도록 설계되어 있어 계약 체결 단계에서 소비자의 의사가 충분 반영되고 그 결과 계약 유지나 보상단계에서 분쟁이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보험모집”이라는 표현도 보험계약자를 대상화한 지극히 공급자 위주의 용어라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우리 상법에는 보험설계사의 개념 규정이 없었으나 2014년 개정 시 제646조의2 제3항에 보험설계사를 염두에 둔 규정이 만들어졌다. 또한 보험업법에서는 “보험모집”이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모집종사자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용어는 근본적으로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계약자를 계약의 주체가 아니라 모집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용어가 아니다.

사실 보험사가 보험모집종사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은 본질적으로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의 일부라는 점에서 보험모집종사자는 오히려 수당의 실제 부담자인 계약자의 보험이익을 위하여 더 노력하여야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층이 많이 가입하는 UBI(Usage Based Insurance: 예들 들어 주행거리/운전자 성향 연동형 보험) 시장은 가격 비교 웹사이트를 통한 업무방식이 상용화된 나라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통신장비의 발달, 자율주행 자동차의 성장, 사물인터넷(IoT)의 발달에 따른 보험상품의 진화는 정보의 편중에 따른 사생활 침해 등 역기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보험계약자의 수요를 반영하고 그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계약 단계에서 계약자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러한 기술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보험 부실 판매와 그에 따른 분쟁을 줄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첨단 기술들은 이제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여야 한다.

법무법인 도원 대표변호사 : 홍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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